
"이거 없으면 못 살아!" 싶은 물건, 혹시 있으세요?

저는 솔직히 말하면 물건에 그렇게 미련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. 오래됐으면 좀 낡고, 새것이 나오면 바꾸고 싶고 그랬거든요.
근데 몇 년 전부터 제 삶에 슬쩍 끼어든 물건들이 하나둘 생기더니, 이제는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하더라고요. 딱히 비싸거나 특별한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.
첫 번째 짝꿍, 낡은 가죽 파우치

사실 이걸 처음 만났을 때도 그냥 '오, 괜찮네' 정도였어요. 여행 갈 때 이것저것 넣으면 딱 좋겠다 싶었죠.
근데 이게 웬걸, 몇 년을 쓰다 보니 색깔도 엄청 예쁘게 변하고, 만질수록 손때 묻은 느낌이 너무 좋은 거예요. 처음엔 거친 느낌이었는데, 이제는 손끝에 착 감기는 게 꼭 제 손이랑 하나가 된 것 같아요.

솔직히 처음엔 안에 뭘 넣고 다닐까 고민도 많이 했거든요. 지갑, 이어폰, 작은 메모장...
이것저것 다 넣어봤는데, 결국 지금은 딱 제 손에 익은 몇 가지 물건만 들어가 있어요. 괜히 다른 걸 넣으려 하면 불편하고, 딱 이대로가 제일 편한 거죠.
이 파우치를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요.
두 번째 녀석, 늘 곁에 있는 낡은 쿠션

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녀석이에요. 예전에 집에서 쓰던 건데, 이사 오면서 새 쿠션을 샀거든요.

그래서 버리려고 했는데, 왠지 버리기가 아깝더라고요. 뭔가 모르게 정이 들었나 봐요.
그래서 그냥 구석에 뒀는데, 어느 날 소파에 앉았다가 무심코 기대보니 세상 편안한 거예요.
그 뒤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파 자리에 딱 자리 잡고 있어요. 푹신함은 좀 덜해졌지만, 제 몸에 딱 맞게 모양이 변형된 느낌?
뭐랄까, 100% 제 몸을 기억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. 저녁에 TV 볼 때, 책 읽을 때, 그냥 멍 때릴 때도 늘 제 등 뒤에, 혹은 무릎 아래에 있어요.

얘가 없으면 허전해서 오히려 불편할 정도예요.
"이런 건 왜 못 버릴까?" 스스로도 궁금해졌어요

사실 이 두 가지 말고도 몇 가지 더 있어요. 오래된 머그컵이라든지, 늘 곁에 있는 낡은 스피커라든지.
처음에는 그냥 '낡아서 바꾸기 귀찮은가' 싶었는데,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.
이 물건들은 단순히 제게 어떤 기능을 해주는 걸 넘어선 존재가 됐더라고요. 제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, 어떤 상황에 있을 때 옆에 있었던, 혹은 함께 했던 기억들이 켜켜이 쌓인 느낌?

그래서 그런지 얘네들을 볼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왠지 모르게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.
결국, '나를 닮은' 물건이 되는 거죠

제가 생각하기에 오래 쓴 물건에 정이 드는 건, 그 물건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'나'라는 사람을 닮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. 물론 새것이 주는 편리함도 중요하지만, 때로는 이렇게 낡고 익숙한 물건들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더 클 때가 있더라고요.
그래서 앞으로도 제 곁을 지켜줄, 저를 닮은 물건들을 소중히 여기려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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